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됩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가석방 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 가석방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2016년 11월 국정농단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지 약 4년 9개월 만인데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형이 확정된 지 7개월 만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13일 오전 10시 복역 중인 서울 구치소에서 석방됩니다. 좀더 알아보겠습니다.
이재용 가석방 재계의 반응
재계는 8일 법무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면을 포함해 경영활동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선처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어 재계에서는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반도체 등 전략산업 선점경쟁에서의 초격차 유지와 미래 차세대 전략산업 진출 등의 국가경제 발전에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요국들의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견인하는 최대기업의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경영복귀가 절실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며 "법무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결정은 이런 경영계의 입장과 국민적 공감대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논평했습니다.
이어 "다만 가석방은 취업제한, 해외출장 제약 등 여러 부분에서 경영활동에 어려움이 있어 추후에라도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총수 공백이라는 경영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된 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로 세계 1위 반도체 강국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다지고 국가경제 발전에 더욱 기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멈춰있는 투자시계를 속히 돌리지 않는다면 인텔, TSMC 등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져 우리 경제의 먹거리를 한 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다"며 "엄중한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법무부 결정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나아가 새로운 경제질서의 중심에 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우리경제의 위기극복 및 재도약에 대한 삼성의 견인차 역할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것인 만큼, 삼성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재용 - 삼성 내부의 반응
9일 전해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무부 가석방 심사위원회 통과 소식에 삼성 내부에선 "반년 넘게 이어진 경영 공백기를 끝낼 수 있게 됐다"며 크게 안도했다고 합니다. 다만 사면이 아닌 가석방으로 풀려난 만큼, 이 부회장의 즉각적인 경영 복귀는 어려울 것이란 게 재계 시각입니다.
그럼에도 최소한 오너에 대한 직접 보고 등이 가능해진 만큼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은 그만큼 빨라지면서 그동안 삼성의 발목을 잡았던 불확실성도 희석될 전망입니다.
이재용 - 삼성의 도약과 미래
이재용 부회장 석방을 계기로 그동안 더디게 움직였던 삼성의 '경영시계'는 한층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오너 중심인 삼성의 조직 특성상 단기 실적에 필요한 경영 판단은 전문경영인(CEO) 몫이지만, 중장기 전략의 핵심인 대규모 투자 결정은 오너인 이 부회장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올 상반기 130조 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7만전자'(주가 7만 원대)까지 떨어진 삼성전자의 부진도 결국 총수 부재에 따른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가져온 시장의 냉정한 평가란 해석이 있었는데요.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은 현업 복귀 후 일선 경영은 지금처럼 전문경영인과 이사회 등에 맡기고 본인은 인공지능(AI)과 6세대(6G) 통신기술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연초 수감 전 광폭 행보에 나설 때도 "미래 기술 확보는 생존 문제"라는 메시지를 거듭한 바 있습니다.
삼성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 제시 또한 눈여겨볼 대목인데요. 삼성전자는 여전히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에 '초격차' 전략에 적신호가 켜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에서도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듯, 삼성 역시 이 부회장 복귀를 계기로 과감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이 2018년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났을 때도 6개월 뒤 3년간 180조 원 규모의 투자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장 미국에 20조 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재계에서 말했듯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행보엔 제약이 따를것으로 보입니다. 가석방 신분이다 보니, 해외 출국이 이전처럼 자유롭지 못하고 즉각적인 경영 복귀가 어려울것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삼성 경영권 부정 승계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앞둔 터라, 사법 리스크가 현재 진행형인 점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행보엔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올해 1월28일 207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만에 다시 자유의 몸이 된 이재용 부회장인데요. 현재 전세계의 국가가 새로운 기술 개발에 혈안이 된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의 행보가 어떨지 기대되고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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